언론보도자료

 
작성일 : 18-04-12 13:43
[CEO 칼럼] 의료폐기물 처리 개선책이 필요하다 /최영호
 글쓴이 : 나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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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관리 의료폐기물, 배출량 비해 소각장 부족…담합·독과점 문제 발생, 병·의원 경영애로 요인

   
인류의 생활이 윤택해질수록 지구온난화나 자원 고갈과 같은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도 함께 증가하게 된다.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의료계 역시 이러한 아이러니에 봉착해 있다. 환경 오염을 초래하는 각종 오염물이 매시간 병원에서 엄청나게 배출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이 의료폐기물이다. 

의료폐기물은 관련법에서 지정한 지정폐기물로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반쓰레기처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면 안 된다. 감염 예방과 환경보호를 위해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여기서 ‘특별한 관리’라 함은 배출하는 배출자(병원), 수집운반자, 처리업자 간에 삼자계약을 진행하고 그 계약 내용에 따라 특수한 재질의 용기에 의료폐기물을 담아 배출하면 수집 운반자는 지정한 날짜에 의료폐기물을 수집하여 운반하고 처리업자는 수집 운반된 의료폐기물을 소각 처리하는 단계로 운영이 되는 것을 말한다.

단계마다 용기에는 바코드가 부착되어 있어 ‘올바로’시스템이라는 홈페이지에서 각 의료폐기물의 배출, 수집 운반, 처리되는 양과 실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의료폐기물로 인한 감염 예방과 환경보호가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일회용 물품 사용량이 크게 늘었고 의료기관의 증설로 인해 의료폐기물 배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처리를 담당하는 소각장은 늘어나는 의료폐기물 배출량을 소화하기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난 1월 환경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의료폐기물 배출 규모는 2013년 14만7658t에서 2016년에는 22만1592t으로 3년 사이에 50.1%(7만3934t)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의료폐기물의 92.4%가 소각 처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각장은 전국적으로 15곳만이 운영되고 있고 부산 일대의 경우 기장, 울산 울주, 경남 진주의 단 3곳이 소각업체로 등록되어 있으며 그중  울주군 소각장은 현재 휴업 중이다.

이런 형편이다 보니 부산지역에서 배출되는 의료폐기물 중 42.1%(4만9088t)가 100㎞ 이상 떨어진 외지 소각장으로, 21.2%(2만 4755t)는 200㎞ 이상 떨어져 있는 외지 소각장으로 이동하여 처리된다고 하니 참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소각장 부족으로 의료폐기물을 제때 처리할 수 없다보니 수거업체인 수집운반자들이 가격 담합을 하고 독과점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매년 의료페기물 처리 비용이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이나 늘고 있으나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의료기관은 속수무책으로 이를 부담하는 실정이다. 관련법에 따르면 일반의료폐기물은 배출 후 14일, 손상성의료폐기물은 30일 이내에 처리되어야 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의료기관에는 과태료 등의 행정처분을 부과하는 반면 처리업체에는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 당연히 자가 처리 시설이 없는 대다수 의료기관만 가격 인상을 일방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매년 요양기관의 수가 인상률은 1~3%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들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규제 강화로 인한 시설 및 설비 투자비용의 지속적인 증가, 의료기관 간 과당 경쟁으로 인한 수입 감소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원이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의료폐기물 수거비 등 제 경비의 상승요인들이 추가된다면 병원은 수익구조의 불합리성으로 인해 적자를 면키 어렵고 결국 도산하는 병·의원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는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져 결국에는 최종 의료소비자인 환자나 보호자에게 큰 피해를 안기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이를 미리 방지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의료폐기물 처리에 대한 합리적인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우선 의료기관의 분포에 따른 권역별 의료폐기물 처리 업체를 지정 및 할당해 줄 것을 원한다. 다시 말해 원거리 이동에 따른 감염 위험과 운반비 상승 등의 비합리적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료폐기물의 원거리 이동을 제한하는 폐기물 관리법 개정을 통해 권역별 폐기물처리를 의무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폐기물 처리업체 수와 소각장을 적정수준으로 신설하는 등 선제적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현실적으로 매립지나 소각장 신설이 당장 어렵다면 폐기물 처리에 있어 의료기관이 일방적으로 불리한 문제점을 해소하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에 대한 논의라도 해주길 기대해 본다. 의료 행위와 의료폐기물 배출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조속한 시일 내에 문제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대안이 제시되어 의료기관이 환자의 치료와 요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의료법인 나라의료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