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자료

 
작성일 : 18-01-24 10:00
[CEO 칼럼] 요양병원의 제도 개선을 기대해 본다 /최영호
 글쓴이 : 나라병원
조회 : 411  

[CEO 칼럼] 요양병원의 제도 개선을 기대해 본다 /최영호

늘어난 요양병원에 비해 뒷받침되지 못한 정책들

고령화 시대 대응 위해선 중소병원 경쟁력 살려야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1-23 18:59:37
  •  |  본지 31면
   
선진국을 중심으로 고령인구가 급증하면서 ‘고령화’가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지 이미 오래됐다. 일찍이 UN은 1982년 고령화의 심각성을 제기하면서 ‘고령화에 관한 세계회의’를 개최했고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 국제결제은행(BIS) 등이 잇달아 발표한 고령화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상태가 계속될 경우 주요 국가들은 고령화로 인해 큰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경종을 울린 바 있다. 이러한 인구고령화는 국가별로 여러 사회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고령화 사회를 넘어 지난해 8월 예상보다 빨리 고령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일본을 뛰어넘는 세계 1위의 초고령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이다.

고령화와 함께 노인 요양기관인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가히 폭발적으로 중가했다. 지난해 연말까지 통계에 의하면 전국 요양병원만 하더라도 1500여 개로 전체 요양기관 병상 수의 36.8%를 차지하고 있다. 외형적인 측면에서 보면 요양병원이 노인들에 대한 사회적, 의료적 기능을 수행하는 울타리로서 굳건히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요양시설과 달리 요양병원은 의료법에 의거해 의사, 한의사 또는 의료법인이 일정한 의료시설을 갖추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으로 개설된 의료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적으로 후순위에 밀려나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근년에 들어서는 요양병원의 증가세 못지않게 폐원하는 사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작년에는 개원한 요양병원보다 폐원한 요양병원이 더 많아 요양병원 운영의 어려움을 방증하고 있다. 물론 요양병원의 폭발적 증가로 인한 과당경쟁과 각종 규제로 인한 투자증가 대비 수입 감소 등의 문제도 있겠으나 급속한 고령화 시대에 능숙하게 대비하지 못한 정책 부재로 인한 경영 악화 등이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필자는 수년 전부터 선진 노인의료복지 현장을 벤치마킹해 우수한 사례들을 우리 현장에 접목시킴으로써 노인의료복지 개선을 통한 의료서비스 질적 향상과 병원경영 구조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직원들과 함께 일본 나고야 해외병원연수에 참가해 회복기 재활병원인 우카이재활병원과 재가서비스를 통한 환자 중심의 지역 연계서비스를 시행하며 노인의료복합체 모델로 평가받는 메이난 후레아이병원을 다녀온 바 있다.

해는 바뀌었지만 의료계의 어려움은 예년과 별반 다를 것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새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시행이 큰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돼 상대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있는 요양병원은 의료 환경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차례 강조했듯이 과소 진료의 요인인 일당정액제 및 인력수준에 따른 수가 차등적용 등으로 인해 요양병원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한 수가제도 개선, 간병비 급여화, 환자안전 전담인력 수가 적용, 요양병원에만 적용되는 의무 인증 개선 등 주요한 사항들에 대한 개선이 없는 상태에서 중증치매 산정 특례 차등, 본인부담상한제 예외 적용 차등, 상급병실 건강보험 제외 등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요양병원에 또 다른 패싱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두 자리 숫자로 오른 최저임금 인상 또한 지방 중소병원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당면한 현실이다.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리게 한다는 취지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올해에는 최저임금이 16.4%로 대폭 인상한 데 비해 보험수가는 의원 3.1%, 병원 1.7% 인상에 그치고 있다. 간호사, 행정직원, 간병사 등 전 직원의 순차적인 임금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볼 때 인건비의 상승은 안 그래도 어려운 지방 중소병원의 실질 경기를 마이너스로 만들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다. 일각에서는 향후 인건비 문제가 중소병원의 생존과 관련된 중차대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양병원은 운영상 의료진과 간호부를 비롯한 인원 산정에 반드시 등급에 필요한 인원을 채용해야 해 다른 산업에 비해 필수적으로 많은 인원이 필요한 대신 이를 대체할 방법이 없다.

사실 의료 관련 정책이나 문제는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생기기도 하지만 제도 자체가 가지고 있는 모순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올해는 정부와 정치권이 근본적인 제도 개선 및 의료와 의료제도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접근 방법을 통해 향후 도래할 초고령사회 대응책에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이 제시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라·동일의료재단 나라병원 이사장